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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중년
김 레오
2008. 12. 27. 21:17
아름다운 중년
* 아름다운 중년 / 오광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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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은 많은 색깔을 갖고 있는 나이이다.
하얀 눈이 내리는 가운데서도
분홍 추억이 생각나고
초록이 싱그러운 계절에도
회색의 고독을 그릴 수 있다.
그래서 중년은
눈으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가슴으로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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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은 많은 눈물을 가지고 있는 나이이다.
어느 가슴 아픈 사연이라도
모두 내 사연이 되어버리고
훈훈한 정이 오가는
감동 어린 현장엔 함께하는 착각을 한다
그래서 중년은
눈으로만 우는 것이 아니라 가슴으로도 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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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은 새로운 꿈들을 꾸고 사는 나이이다
나 자신의 소중했던 꿈들은
뿌연 안개처럼 사라져가고
남편과 아내 그리고
자식들에 대한 꿈들로 가득해진다.
그래서 중년은
눈으로 꿈을 꾸고 가슴으로 잊어가며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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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은 여자는 남자가 되고 남자는 여자가 되는 나이이다
마주보며 살아온 사이
상대방의 성격은 내 성격이 되었고
서로 자리를 비우면 불편하고 불안한
또 다른 내가 되어버렸다
그래서 중년은
눈으로 흘기면서도 가슴으로 이해하며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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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은 진정한 사랑을 가꾸어갈 줄 안다.
중년은 아름답게 포기를 할 줄도 안다.
중년은 자기주위가 얼마나 소중한지를 안다.
그래서 중년은
앞섬보다 한발 뒤에서 챙겨가는 나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