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 사랑
사람들이 바보라 비웃어도,
설령 놀림거리가 된다해도
나는 바보가 부럽습니다.
남들이 즐기고 떠나간 자리를
청소하며 흐뭇해하는 바보,
친구가 버스표를 잃어버렸을 때,
내 마지막 남은 버스표 한 장을
기꺼이 내어 줄 수 있는 바보,
푸른 하늘이 오염되어
제 빛을 잃어 가고 있다고
슬퍼하는 바보,
남의 슬픔이 마치 제 슬픔인 양
눈물 흘리는 바보,
다른 사람들의 불행을 볼 때면
그것이 마치 자신의 죄인 양
미안해하는 바보.
나는 그런 바보들의 순수함이 좋습니다.
제 것 하나 못 챙기는 어리석은 사람이라고
누군가가 손가락질한다해도
가끔은 나도……
그렇게 살아가는 바보가 되고 싶습니다.
-박성철- "행복 비타민"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