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낭소리'가 연일 기록을 갈아 치우며 쾌속 항진하고 있다.
독립영화 손익분기점이라는 5만을 넘긴지 오래고
지금까지 '우리학교'가 가지고 있던 5만 5천의 기록을 깬지 오래다.
워낭소리의 기염이 어디까지 계속될지 초미의 관심사다.
이러한 싯점에서 이충렬감독과 간담회를 가졌다.
공개시사회 이후 두번째다.
영화는 1시간 10분인데 대화의 시간은 1시간 30분이었다.
우선 감독 자신이 결과에 대해서 놀라고 있었다.
작은 것에 관심을 가졌을 뿐인데
이렇게 놀라운 반향을 일으키리라고는
자신도 예상하지 못했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툭툭 던지는 할머니의 대사가 일품이던데 대본이 있었느냐?"
기자의 날카로운 질문에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한글을 모르는 문맹이다. 대본이 있을 수 없다.
대본이 있었다면 좀더 매끄러운 대사가 나왔을 것이다.
의외로 할머니가 카메라를 의식하신다.
평범하게 있다가 카메라를 들이대면 매무새를 고치고
표정을 바꾸는 것이 리얼리티를 잡아내는데 오히려 방해가 되었다.
'안돼, 안팔아'와 같이 단답형 말씀만 하시는 할아버지와 소가 등장하는 영화에서
할머니가 없었으면 영화 자체가 안되었을 것이다. 할머니를 만난것을 행운으로 생각한다."
"할머니와 에피소드는?
"영화를 찍으며 그 마을에 상주하다 시피하니까 동네 사람들과도 친해졌다.
연세 있으신 부인들에게 '어머니'라고 호칭하며 어울였다.
그런데 하루는 할머니가 나에게
"다른 아줌마들에겐 어머니라 부르며 나는 왜 할머니라고 부르느냐?고 항의하더라.
솔직히 할머니는 어머니라고 불러야 옳은 연배다.
하지만 나는 관객의 입장에서 할머니를 보려고 노력했다."
"활어버지와 할머니와의 출연계약관계는?"
"당연히 계약서를 작성했다. 9남매중 맏아들이 영주에서 교사직에 있기 때문에
그 아들을 모시고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내용을 공개해달라"
"몇십만원, 몇 백만원으로 딱 끊어서 계약한게 아니라 몇%로 계약하다보니 파이가 커졌다.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돈에 대한 욕심이 없는데 자식들간에 내홍이 있을 가능성이 보인다.
그것이 걱정된다."
간담회를 마친 그의 눈빛에서
사라져 가는 것에 대한 천착이 번쩍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