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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지순례자료유럽(스크렙)

[스크랩] `꽃보다 누나`들이 찾아간 곳 크로아티아의 ‘두브르브니크’

  

  마을 전체를 둘러싸고 있는 성곽 안으로 붉은 색 지붕의 집들이 그림처럼 그려져 있는 크로아티아의 '두브로브니크'에 도착할 때 이미 마을은 그늘져 있었다.

 '두브로브니크' 옛 시가지를 벗어나 아름다운 '반제' 해변이 있는 숙소에서 짐을 풀었다.

 저녁 식사도 마다하고 카메라와 받침대를 둘러메고 호텔 해변으로 갔으나 낙조를 볼 수 없는 위치였다. 다시 다른 곳으로 자리를 옮겨 보려고 애를 썼지만 결국 해는 지고 말았다.

 아쉬운 마음으로 호텔에 돌아와 레스토랑에서 맥주를 마시며 허기를 채우고 있을 때 옆자리에 있던 스웨덴에서 온 부부가 말을 걸어 왔다. 

서로가 서툰 영어였지만 대화는 충분했다. 언제까지 머무냐고 묻길래 다음 날 간다고 하니 놀라는 눈치다. 자기들은 이곳에서 한 달간 지낸다고 한다. 놀랜 건 내 차례였다. 

 다음날 오전 영국의 유명한 시인 '바이런'이 ‘아드리아 해의 보석’ 이라고 말 한 곳 ‘드브로브니크’의 구 시가지로 갔다.

 동쪽의 '플레체' 성문으로 들어가서, 바닥이 대리석으로 깔려져 있는 일직선의 중앙 도로인 플라차 거리를 빠른 걸음으로 걸었다. 워낙 사람들이 많아 일행을 놓칠가 불안하다.

 잠시 1444년에 만들어졌다는 시계탑에서 쉬었다가 옛날 ‘두브로브니크’ 의 정치 중심지인 ‘랙트 궁전’ 에서 15세기 건축 양식과 이 지역을 통치했던 수도원장과 의회의 역사를 들었다. 

 가까이에 있는 이 도시의 수호신인 ‘성 브라이즈’ 의 황금모자와 용맹한 '로랑기사'를 볼 수 있는 ‘성 브라이세’ 성당으로 이동했다. 중세 최고의 기사로 꼽히는 로랑의 기둥은 그의 팔뚝 길이가 크로아티아의 길이 단위의 척도인 1엘( 51.1센티미터)이다. 황금 모자를 쓰고 도시 모형을 손에 들고 있는 ‘성 브라이즈’는 10세기 베네치아의 정복을 사전에 알고 도시를 구한 인물로 1706년에 발생한 대형 화재에도 아무런 해를 입지 않고 이 도시를 지키고 있는데 은으로 몸체를 만들었기 때문이란다.

 무더운 날씨 속에 무거운 카메라를 메고 있어 땀이 비 오듯이 얼굴을 타고 내린다.  한참 오르다 손수건을 찾았으나 없다. 더 황당한 일은 그 손수건과 함께 오늘 쓸 돈도 같이 없어졌다. 아마도 손수건을 꺼내고, 넣고 하다가 같이 흘린 것이다. 찝찝한 기분도 잠시다. 13세기 무렵 만들어진 두터운 성곽위로 거니면서 잊어버렸다. 

 난공불락의 요새 ‘두브로브니크’ 성벽은 오랜 세월이 지났음에도 보존 상태가 거의 완벽하다. 그 길이만 해도 약 2키로미터, 높이가 약 25미터에 달한다. 걷다보면 약간 아찔한 느낌을 받을 정도이다. 성벽의 3분의 2는 바다가 보이는 절벽위에 쌓았지만 내륙과 접한 쪽은 깊은 해자를 파서 바닷물을 채워 넣어 성벽이 마치 바다위에 떠 있는 모습이다.

 16개의 탑이 있는 성벽을 따라 걸어가면 바다의 푸른색과 성내의 붉은 지붕색이 극명하게 대립되어 있는 모습에 감탄한다. 쪽빛 물결 아드리해를 바람을 타고 흐르는 요트와 배위에서 손을 흔들어 주는 유람선 관광객의 모습이 자연과 인간이 만드는 평화임을 절실하게 느끼게 한다.

 눈을 돌려 구 시가지를 내려다보면 고색 찬란한 중세풍의 집들과 성벽이 너무나 잘 어울린다. 왜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두브로브니크’ 풍광에 열광하는 지, 왜 이 도시 전체를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했는지 그 이유를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떡깔나무 숲을 뜻하는 ‘두부라바’ 라는 단어에서 그 이름이 유래한 ‘두브르브니크’ 는 7세기 경에는 지중해를 장악할 정도로 강력한 도시국가였다고 한다. 부의 축적에만 관심을 둔 것이 아니고 학문이나 예술, 과학과 건축 문화발전에도 힘을 쏟아 지금까지도 그 형태가 남아 있어 온 세계인이 사랑하는 도시가 되었다. 그러나 유고 내전 당시 도시폭파 계획이 알려져 한때 위기를 맞았지만 유럽의 지성들이 들고 일어나 ‘두브르브니크’ 폭격반대 운동을 벌였고 일부 학자들은 인간 방패 막을 만들어 폭격을 막으려고 애를 썼다. 다행히 세계적인 여론 덕분에 위기를 벗어나 평화로운 모습으로 다시 태어났다. 

 유명한 극작가 버나드 쇼가 “진정한 낙원을 원한다면 ‘두부르브니크’로 가라” 라는 말을 남겼을 정도로 평화롭고 아름다운 이곳을 놓칠리 없는 우리나라 드라마 기획자는 결국 '꽃보다 누나'들을 데리고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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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k-hite
글쓴이 : 菊石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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